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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위자드웍스입니다 ^^

저희 위자드웍스에서는 위자드닷컴 1주년을 기념하여 위자드웍스 멤버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바라본 위자드닷컴 개발과 그 난제들, 그리고 결국 찾아낸 해결방안들을 소개하는 연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재 기간 내내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의 댓글(!) 부탁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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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위자드웍스 기획팀장 고율입니다.
위자드 멤버들은 저를 고율마마, 혹은 율마마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

그간 기획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블로그에 올리려고 몇 번이나 메모장을 열어 끄적였는데, 진지하게 쓰다보니 너무 늘어져서 저마저도 읽기 싫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가볍게 10문 10답 형식으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그럼 출발합니다~ ^_^

1. "칸타빌레"라는 이름이 참 예쁜데요, 그 이름은 어떤 계기로 짓게 되었습니까?

- 제가 기획 초기에 위자드닷컴 2.0 에 붙인 이름은 사실 "토파즈"였습니다. 토파즈는 주황색을 띈 보석인데요, 이집트에서 태양신을 상징하던 보석이라고 하더라구요. 위자드닷컴의 아이덴티티 색상을 연상하게 하는 이름으로 토파즈라고 붙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토파즈라는 이름으로 기획안을 발표하고 보니, 개발팀 내부에서 이미 "칸타빌레"라는 프로젝트 명을 사용하고 있더라구요. 칸타빌레라는 이름이 더 예쁘고 이미 쓰고 있는 이름이라고들 하여 깔끔하게 토파즈를 포기하게 되었지요 ㅠ

그럼, 칸타빌레는 어찌 작명하게 되었을까요? 앞서 연재에서 미스타표님의 작명 이야기와 같이 위자드웍스의 모든 이름은 아주 소소하게 시작합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칸타빌레라는 이름은 "깐따삐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개발팀 내에서 프로젝트명 결정을 놓고 하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와 고민을 하던 중 누군가 하도 답답해서 "이럴바엔 그냥 깐따삐야로 하자"고 자포자기로 던진 한마디가 한 번의 그럴듯한 변형을 거쳐 칸타빌레가 되었다는 이야기이지요. 나중에 알아보니 그 뜻도 '천천히 노래하듯이'라는 의미로 아주 훌륭해 위자드닷컴 2.0 은 "칸타빌레"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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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도우너"의 고향별 이름이 "깐따삐야"랍니다. ^^)


프로젝트 기간 내내 다들 너무 힘이 들어서 칸타빌레를 "곡타빌레"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칸타빌레"가 "노래하듯이"라는 뜻이라면, "곡타빌레"는 "곡하듯이"라는 뜻입니다. 힘들어서 곡이 나온다는 소리죠.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정말 곡이 나올 때도 있었답니다.

2. 칸타빌레 기획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뭡니까?

- 가장 힘들었고, 다시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은, 모든 종류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기획하는 일이었습니다. 현재 공유센터 Oz에서는 위젯과 RSS, 페이지만을 공유할 수 있는데, 사실 기획 초기에는 Oz 내에서 북마크, 할 일, 일정, 메모 등의 내용을 공유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말이 쉽지, 위젯 마다 가지고 있는 데이터 종류가 워낙에 다르고, 폴더 구조도 상이하며, 콘텐츠를 공유할 때마다 콘텐츠가 들어갈 경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했기 때문에 머리를 몇 번이고 쥐어 뜯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엔 사용자 계정 아래 페이지가 있고, 페이지 아래 위젯이 있고, 위젯 아래 폴더(또는 개별 데이터)가 있는 트리 구조로 해석해서 어느 정도 설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내 리뷰 결과 너무 복잡하다는 의견에 오랜 산통 끝에 결국 위젯, RSS, 페이지만 공유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모든 콘텐츠를 공유하기 위해 사용자가 거쳐야 할 과정이 너무 많아서 마음이 괴로웠는데 공유되는 콘텐츠 가지 수를 확 줄이자 많은 일들이 간단해지더라구요. 이 때 기획안을 갈아 엎으면서 꽤 허탈하긴 했지만 그래도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 때의 일을 통해 기획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중요한 기준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줄 수 있는 효용이 크다 해도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는 서비스는 귀한 손님에게 가시가 많은 생선을 대접하는 것과 같습니다. 생선이 아무리 맛이 있어도 가시를 발라내기 어려우면 먹기 싫어지는 법입니다. 차라리 맛이 좀 덜 해도 발라 먹기 수월한 생선을 대접하는게 올바른 손님 대접의 예의이듯, 사용자에게도 기능은 좀 부족하더라도 쓰기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올바른 기획의 방향이라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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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요리는 가시 바르기 쉽게, 웹기획은 사용하기 쉽게 ^^)


3. 칸타빌레의 초기 기획과 현재 구현된 것 사이에 최대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 8개월 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기획 의도의 큰 틀은 꾸준히 지켜져 왔습니다. 초기 기획이 '더 잘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제가 너무나 부족했던 부분들을 다른 프로젝트 멤버들이 훌륭히 매워주어 늦게나마 끝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기획과 구현된 모습과의 가장 큰 차이는 자체 검색엔진과의 유기적 연동일 것입니다. 칸타빌레의 초기 기획에는 블로그를 검색해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RSS를 곧바로 구독할 수 있게 해주는 자체 RSS 검색 기능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검색 엔진 개발은 상당한 수준까지 진척되었으나 사내 리소스 재분배 차원에서 검색 기능은 차후 제휴 등을 통해 덧붙이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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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획안 스크린샷: 좌측 상단에 검색창이 보이지요?)


4. 가장 신경 써서 기획한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 제가 가장 신경써서 기획한 것은 "위자드 위젯 UI 가이드라인"입니다. 우선 "위자드 위젯 UI 가이드라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기존 위자드의 위젯들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이었습니다. 성격상 공통되는 부분은 일관되게 처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가급적 세세한 부분까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내부 뿐 아니라 외부에서 WZDAPI를 이용한 위젯을 개발할 때에도 위자드웍스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위젯과 동일한 UI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향후 위젯의 절대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하더라도 위자드닷컴의 구성을 상대적으로 깔끔하게 유지해 갈 수 있는 중요한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5. 기획하면서 느꼈던 보람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저는 칸타빌레를 기획하며 시행착오를 꽤 많이 겪었습니다. 위자드웍스 멤버들 각자가 기획안에 대한 의견이 달라서 사내 리뷰를 거치며 기획안도 어림잡아 서른 번은 다시 고쳐야 했습니다. 다수의 멤버들이 UI에 대해 오랜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기획안에 대한 비평도 구체적이고 날카로웠습니다.

글을 쓸 때도 그렇지만, 제대로된 평을 내려주는 선생님이 있으면 글 솜씨가 빨리 늘게 마련입니다. 저 역시 비평이 많았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다각도로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른바 '부딪히며 깨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기획자로서 UI를 고려하는 안목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이 칸타빌레가 제게 준 가장 큰 보람입니다. 아직 한참 멀었지만요 ^^;

(뭐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은 'ㅉㅉ 누나는 아직도 멀었어~' 이러면서 읽고 있을지도..)


6. 칸타빌레 기획에서 후회스러운 일도 있나요?

- 이미 많은 부분에 있어서 갈등하고, 타협하고, 서로 다독이며 여기까지 달려왔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기획 초기에 위자드 멤버들과 좀더 쳠예하고 생산적인 토론 과정을 갖지 못했던 것일 겁니다.

새 버전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 결과 칸타빌레를 만들어가면서 기획안을 꽤나 자주 뜯어 고쳐야 했습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역시 애써 작성한 코드를 몇 번이고 뜯어고쳐야 했지요.

앞으로 다시 기획을 하게 된다면, 그 때는 좀 더 생산적인 토론을 통해 개발자, 디자이너의 의견을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끔 할 것입니다. 기획자는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수고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기획을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서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7.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획 테크닉을 세 가지만 고른다면?

- 첫번째는, 사용자를 정확히 파악해서 기획안에 명시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든 서비스인지를 기획에 분명히 밝혀놓아야 기획을 비판하기도 쉽고 수정하기도 쉽습니다.

두번째는, 일관성을 지켜야 할 부분을 기획안에 명시하는 것입니다. 일관성이란, 다르게 말하면 반복되는 부분을 일정한 형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부분을 일정한 형식으로 만들면 일의 양이 줄어듭니다.

세번째는, 기획안을 가급적 개발과 디자인이 끝난 최종 결과물에 비슷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기획안이 실제와 가깝게 만들어져야 작업이 진행되기 전에 수정할 부분을 빨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영감에 방해가 되는 수준까지는 되지 말아야 합니다. 역시 가장 어려운 '정도'를 지켜야 하지요. ^^;


8. 프로젝트 팀원간의 마찰은 없었나요?

- 저희도 사람인지라 당연히 마찰은 있었습니다. 개발자는 개발자의 입장이 있고,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의 입장이 있고, 기획자는 기획자의 입장이 있는거니까요. 그래도 다들 크게 기분 상하는 일 없이 합의를 이뤄내서 좋은 분위기에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볼 땐 이런 '모두가 결국엔 웃을 수 있는' 사내 문화야말로 위자드웍스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효율성이라는 면에서는 단점일 수도 있지만, 누구 한 사람의 사기를 꺾는 일 없이 일을 함께 해나간다는 면에서는 장점입니다.


9. 앞으로 기획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줄 수 있을까요?

- 경험상 분명히 말할 수 있지만, 기획은 어쨌든 일이 닥쳐서 하다 보면 늘게 됩니다.

다만 좀더 좋은 기획자가 되고 싶다면, UI에 관련된 공부를 많이 하는게 좋습니다. UI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어느 웹 사이트에서 독특한 UI를 보게 되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UI에는 대개 패턴이 있어서 주어진 상황에 맞는 UI가 있습니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UI와 관련된 문제는 보편적인 해답이 있습니다. 좋은 UI는 인간의 인지적인 특성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서 보편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UI 공부를 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문서는 "애플 휴먼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입니다. 이 문서는 애플의 OS X의 어플리케이션 UI 가이드라인으로 OS X 어플리케이션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UI 원칙들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UI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회사인 애플에서 낸 가이드라인인만큼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웹 상에서 무료로 PDF를 다운 받을 수 있으므로 제본을 떠서 꼼꼼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2~3번 정도 읽었습니다.


10.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우선은 위자드웍스 멤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______________^
실은 칸타빌레는 위자드웍스 멤버 모두가 같이 기획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칸타빌레가 세상에 나오는 동안 격려와 조언을 많이 주셨던 모든 위자디언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위자드닷컴에 대해 비판을 할 때, 저희들이 마음 상해할까봐 조심스러워 하셨던 분들이 많았는데, 그런 마음 씀씀이를 느낄 때마다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이든, 긍정적인 피드백이든 저희 서비스에 반응을 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서비스가 뭐가 부족하고 좋은지를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칸타빌레의 정식 서비스 버전에도 여러분들의 많은 피드백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

이상 위자드웍스의 '율마마'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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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드웍스 기획팀장 고유리 (고율)